후원하기 질문하기
선뜻동참하기
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한마음한몸소식

[CPBC라디오][인터뷰] 손애경 수녀 "자살예방기관 안전대책 필요하지 않을까"

관리자 | 2019-01-07 | 조회 833

 

[인터뷰] 손애경 수녀 "자살예방기관 안전대책 필요하지 않을까"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손애경 수녀 /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장 

[주요 발언] 

"임세원 교수의 자살예방 프로그램 자주 이용" 
"리투아니아 가입으로, 한국 자살률 OECD 2위" 
"죽고 싶다는 건 살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 
"정신질환 가진 분들 상담 도중 위험 느끼기도" 
"자살예방기관 안전대책 세워야 하지 않을까" 


[인터뷰 전문] 
우리 함께 잘 살아보자며 환자를 보듬었던 의사. 
이 시각 현재 고 임세원 교수의 발인이 진행 중입니다. 
임세원 교수는 자살예방에 힘쓴 것으로 유명하죠. 
그만큼 우리나라 자살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장 손애경 수녀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수녀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환자의 흉기에 피살된 임세원 교수, 자살예방에 앞장선 의사 선생님이었습니다. 듣자 하니 천주교 신자이셨다고 해서 더 안타까운데요. 수녀님도 마음이 많이 아프셨죠? 
▶ 그렇죠. 한 사람의 귀한 생명을 잃는다는 것은 그 어떤 생명도 다 마음이 아프고 속상한 일인데요. 특별히 임세원 교수님께서는 자살예방을 위해서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살리기 위해서 애쓰시다가 하늘나라로 가셨기 때문에 더 마음이 많이 아픈 것 같습니다. 

▷ 임세원 교수가 개발한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 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 수녀님도 이 프로그램 혹시 써보셨습니까? 
▶ 네. 저희 한마음한몸 자살예방센터에서 자살예방 기본교육을 매년 진행하고 있는데요. 예방 교육 프로그램 중에 <보고 듣고 말하기>를 저희가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 이것 말고도 다른 자살예방 프로그램이 많이 있습니까? 
▶ 우리나라에 자살예방 게이트키퍼 교육이라고 해서 자살예방 프로그램이 몇 가지가 있지만, 우리 한국에서 만들어진 대표적인 자살예방 프로그램이 <보고 듣고 말하기>입니다. 

▷ 이 프로그램이 효과가 있나요? 
▶ 2013년에 만들어져서 그 이후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교육을 통해서 게이트키퍼로 생명지킴이로 양성이 되었고, 이 교육을 통해서 자살을 암시하는 신호들을 알아차리고 구체적인 도움행동들을 줄 수 있는 아주 명료하고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증명이 되었습니다. 

▷ 프로그램 제목 <보고 듣고 말하기> 자체가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담고 있는 거죠? 
▶ 맞습니다. 

▷ 임세원 교수가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한 건, 높은 자살률을 낮춰보려고 했던 거였을 텐데요. OECD 회원국 중에서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이 아직도 유효한 겁니까? 
▶ 네. 거의 13년까지 OECD 가입 국가 중 자살률 1위는 대한민국이었는데요. 조금 재미있는 사실은 작년에 OECD에 리투아니아라는 나라가 가입을 했다고 합니다. 리투아니아가 세계 자살률 1위였기 때문에, 덕분에 우리나라가 자살률 2위가 되었다고 해요. 하지만 1위, 2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인구 10만 명당 24명이라는 분, 하루에도 34명이라는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것도 슬픈 2위네요. 
▶ 그렇죠. 

▷ 우리나라 자살률이 높은 원인, 정말 많이 고민하고 생각해보셨겠습니다만 수녀님 뭐라고 보십니까? 
▶ 이것을 원인이 딱 이것이다, 라고 한두 가지로 짚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자살에 있어서는 보호요인과 위험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자살을 부추길 수 있는 위험요인들이 현대 사회 안에서는 굉장히 늘어나고 있죠. 경쟁주의 사회 안에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분들도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고,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들 안에서도 위험요인이 증가되고 있는데, 반면에 더 안타까운 것들은 이런 것들을 멈추어 줄 수 있는 보호할 수 있는 요인들, 보호요인들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런 보호요인들이 제가 제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는 공동체의 해체, 가정의 위기들도 굉장히 큰 문제가 아닐까. 우리가 살다보면 어려운 일이 있을 수 있잖아요. 위기나 유혹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럴 때 그것을 붙잡아줄 수 있고 들어줄 수 있고 도와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런 보호요인이 단 하나만이라도 있다면 우리가 그 순간 멈출 수 있는 시간이 되어질 텐데, 보호요인들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 자살 위기에 놓인 분들 상담도 많이 하시죠? 
▶ 네. 지금 현재로는 저희 센터를 통해서 상담을 의뢰하시거나 대면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경우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 이런 분들 상담 때 어떤 얘기를 제일 많이 하시나요? 
▶ 저희는 자살예방 삼당기관이다 보니까 ‘살고 싶지 않다. 죽고 싶다’ 는 얘기를 가장 많이 하죠. 그런데 이 분들하고 계속 얘기를 하다보면 정말 죽고 싶다는 것이 그 내면에는 ‘내가 정말 살고 싶으니까 그런데 너무 힘이 든다. 나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반면에 살고 싶다는 다른 메시지가 아닐까라는 것을 많이 경험을 하게 돼요. 이게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까라는 부분에 의문을 가지시기도 하겠지만, 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그래도 상담을 받으러 오신 분들은 적극적인 의지가 있으신 거잖아요. 
▶ 그렇죠. 그나마 도움을 받고 싶다고 행동을 취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가능성이 많은 거죠. 다시 살 수 있는. 

▷ 임세원 교수가 환자를 상담하다가 피살을 당했는데요. 수녀님도 혹시 상담하시다가 위험한 상황을 겪은 적은 없으신가요? 
▶ 제가 현장에서 위험한 상황을 겪은 경험은 없고요. 다만 저희 센터를 방문하시는 내방자 분들 중에 일부는 정신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이 계세요. 그러다 보니까 이분들과 따로 독립된 공간에서 조용하게 상담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분들의 정서적인 상태들이 순간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위험요소는 갖고 있는 거죠. 저희도 순간 무섭다고 느끼는 경우들도 가끔은 있었고요. 그래서 저희들 안에서도 이런 상황에 대피하거나 안전을 취할 수 있는 대책들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부분들은 저희 안에서도 논의가 되기는 했었습니다. 

▷ 최근에 자살 관련 보도가 너무 많은 것도 자살을 더 부추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제도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자살의심 신고가 접수되어서 관련 뉴스가 쏟아졌는데, 이런 점은 어떻게 바라보세요? 
▶ 자살 관련된 보도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별히 언론인 분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조심하셔야 되는 부분들이있어요. 보건복지부에서 자살 관련 보도를 위한 매스미디어 권고기준을 매년 내놓게 되는데요. 그런 권고기준에 따라서 보도해주시고 취재해주시는 게 굉장히 필요할 텐데, 좀 더 자극적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려고 기사 제목들이나 기사 내용들에 대해서 점점 더 자극적으로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것도 되게 위험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매스미디어 권고기준을 꼭 따라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신재민 전 사무관은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전에 남겼던 유서를 보니까 죽음을 선택하기 보다는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살을 생각하는 분들이 주변에 관련 징후를 많이 보인다고 하던데 어떤 행동들을 유심히 살펴봐야 할까요? 
▶ 분명히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은 어떤 식으로든 자살을 암시하는 언어적이든 행동적이든 신호들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 신호들에 대해서 우리가 예민하게 알아차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텐데요. 그 신호들은 아마 연령별로 조금씩 달라지게 나타날 것 같고요. 아무래도 예전과는 다른 행동들 그리고 직접적으로 ‘죽고 싶다’ 고 하는 표현들도 많이 하시는데 우리가 그런 표현에 대해서는 ‘죽고 싶다’ 는 표현들을 설마라는 그런 것 때문에. 

▷ 많이 넘기죠. 
▶ 네. 무시하거나 그냥 덮는 경우들이 종종 있어요. 그래서 그 사람이 하는 언어적인 부분들, 행동적인 부분들, 상황적인 부분들이 예전과 다르게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좀 더 예의주시 해서 보신다면 분명히 달라보이실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그렇게 죽고 싶다고 얘기를 할 때 옆에서 어떻게 얘기해주는 게 제일 좋나요? 
▶ 뭐라고 얘기를 한다고 해서 딱히 좋을 것은 없지만, 뭐라고 이야기하기보다는 들어주시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아요. 그 사람이 ‘나 힘들고 죽고 싶고 이런 부분이 어려워’ 라고 이야기할 때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 주시고 이야기를 하시기 보다는, 그렇구나. 그만큼 ’ 라고, ‘얼마나 아팠니, 얼마나 힘드니’ 라고 그것을 그냥 충분히 들어주시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아까 상담을 하시면서 위험할 것 같은 순간도 있으셨다고 하셔서, 자살예방센터 안전을 강화하는 법도 필요하지 않을지 생각해본 적이 있으십니까? 
▶ 이걸 구체적으로 저희 센터 안에서는 비상벨을 설치하거나 그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정부 차원에서의 시스템을 만들어본다는 것은 현재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이 언제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는 위험요소들이 크다 보니까 안전대책들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부분들 때문에 혹여나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또다른 편견과 차별이 더 강화되지 않을까. 안타까움들은 좀 있습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안전대책들이 세워져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합니다. 

▷ 높은 자살률도 문제지만요. 우리 사회의 생명의식이 갈수록 많이 낮아지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는데요. 수녀님은 생명의 소중함을 어떻게 느끼고 계세요? 
▶ 우리가 다 알죠.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은 아는데, 일상 안에서 삶 안에서 매순간 생명을 선택하면서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많은 경우에 생명의 소중함들을 순간순간 느끼지만, 특별히 이런 임세원 교수님의 안타까운 죽음을 보면서 정말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본인의 생명을 내어놓으신 거잖아요. 왜 그러셨겠어요. 생명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들을 하신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우리 각자의 생명들을 정말 소중함을, 내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사람인지를 우리가 잊고 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지금까지 고 임세원 교수 사망과 관련해서 자살 문제 짚어봤습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장 손애경 수녀님이었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cpbc 김혜영 기자(justina81@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01-04 09:52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에 있습니다. 
    ⓒ 가톨릭평화방송 · 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